1부) 영화가 시작되기 전까지 쌓인 서사



유일한 길에 갇히다


인피니티워에서 전우주급 위기를 겪은 닥터스트레인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타임스톤을 활용한다.
그렇게 1400만개의 미래를 보고 난 뒤, 유일한 길을 찾게 된다.

그 결과는 아이언맨의 희생으로 인한 승리였고, 그렇게 지구는 영웅을 잃게 된다.
닥터 스트레인지에게는 유일한 길이라면, 희생이 있더라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그 길로 가는 승리를 만들어냈다.

그러면 언제부터 희생을 감안하는 것이 닥터 스트레인지의 신조가 되었을까?


닥터 스트레인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의사가 되었다.
그리고 사고를 당한 후 치료를 위해서 여러 길을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카마르 타지에 도착한다.

그렇게 손을 고쳐가면서 마법을 배운 스트레인지는, 생텀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살인을 하게 된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의사가 된 스트레인지는 이 결과에 충격을 받게 된다.

칼 모르도는 이런 닥스에게 겁쟁이라며 훈계하고
닥스는 다른 길이 있었을거라며 말하지만


칼 모르도는 그런 길은 없고 용기가 없다고 말한다.

원치 않았지만 이 시점부터 닥터 스트레인지는 히어로가 되면서,
유일한 길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신념을 버린 것처럼 어떠한 희생이라도 맞이하게 된다.

그 결과 자신을 희생해서 도르마무와 영겁의 시간에 갇히는 자충수를 둘 정도였다.

이 유일한 길을 향한 집착은 후속작인 인피니티워에서도 나온다.


수 많은 미래를 보고, 그 과정에서 아이언맨의 희생이 있더라도 승리를 위한 유일한 길을 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에게도 후회는 없을까?

 


2) '히어로' 닥터 스트레인지의 결심을 흔들다

닥스 2편은 (프롤로그를 제외하면) 팔머의 결혼식장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 하객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하객은 당신이 생각한 블립이 유일한 길이냐고 묻는다.
닥스는 잠시 고민한 후 유일한 길이라고 답하지만, 하객은 여자를 잃었다고 비꼰다.

모든 걸 감수하기로 한 닥스지만 자신의 여자를 잃은 것을 후회하는지
팔머에게 자신의 선택이 달랐다면 결과가 어땠을지를 물어볼 정도였다.

닥스는 유일한 길이라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자신이 있다고 지금까지 다짐했지만,
이 영화는 이를 비웃듯이 소중한 연인을 잃은 닥스를 다시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3) 과거의 닥터스트레인지이자 미래의 닥터스트레인지인 완다, 스칼렛 위치



이 영화의 메인 빌런은 스칼렛 위치이다.

 부모를 잃었으며, 동생을 잃었고, 연인을 잃었으며, 자식을 잃었다.
아무에게도 말 못할
이 허망감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녀는 멀티버스에 집착을 한다.

이는 닥터스트레인지의 과거와 닮았다.
닥스는 어린아이 시절 자신의 눈 앞에서 여동생을 잃었으며, 이는 아직까지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못했고,
히어로 닥터 스트레인지가 되어서는 유일한 길에 집착한다

상실, 트라우마 그리고 집착
이 두 캐릭터를 상징하는 단어이다.

이 공통점은 서로의 말 싸움에서 한번 더 확인할 수 있는데
처음 과수원 말 싸움에서 완다가
"당신이 타임스톤을 내줘서 다른 사람을 희생한것처럼 나도 그러는 것 뿐이다"
라고 할 때 닥스는 반박을 하지 못했다.

이후 카마르 타지 방어전에서 닥스가 완다에게
"멀티버스에서 자식을 구한다면, 그 세계의 완다는 어떻게 되는거지?"
라고 물었을 때 스칼렛 위치는 답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서로의 논리와 캐릭터가 너무 완벽히 닮았기 때문이다.
바로 희생을 각오했지만, 그 대상자가 자신의 눈앞에 있을 때
그들은 논리적으로 답할 수 없다는 점이다.



4) 찰스 자비에가 닥터 스트레인지를 히어로로 만들다

이런 두 명의 캐릭터와 정반대의 생각을 가진 히어로가 있다. 바로 찰스자비에다.


찰스는 완다와 대결하러가기 전 이렇게 말한다
"잠시 가야 할 길을 잃고 헤맨다고 해서 영원히 길을 잃은건 아니야"
(번역은 길을 잃는다고 표현안하고 "실수"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번역함)
라면서 한번더 닥터스트레인지를 믿는다고 말한다.

지구-838 일루미나티 입장에서는 인커전을 일으켜 수많은 생명을 학살한
닥스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믿는다는 것,
그리고 다른 우주의 닥스이지만 그 본질은 같아서 실수를 하겠지만
또 여전히 믿는다는 것이다.


이는 닥스가 선택한 길과 정반대에 위치한다.
그는 전우주적 위기를 겪고 나서, 아니 의사가 되고 나서부터
실수를 하면 안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렇게 찰스의 조언에 따르는데
웡이 유일한 길이라면서 차베즈의 능력을 흡수하라 해도
자신은 그 길을 따르지 않으면서 과거의 닥스 입장에서는 실수로 보이는 선택을 하고
유일한 길이 아닌 사람을 믿는 '다른 유일한' 길을 택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
과거의 실수이자, 자신의 신념을 계속해서 확인하면서 지키기 위한 시계를 고치는데
이는 자신의 실수를 이제 실수로 두는 것이 아닌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신념을 지키는 가시가 아닌 하나의 추억으로 남기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마지막에 나온 로맨스 씬과 닮았다.
닥스는 팔머에게 모든 우주의 팔머를 사랑한다고 말하는데
모든 우주의 팔머를 사랑한다는 것은 모든 실수와 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영화는 이렇게 마무리 된다.

여담
닥터 2편은 1편을 상당히 반전시킨 영화라 생각하는데
영웅이 되는 과정을 1편에서 보여준 길을
반전해서 또 다시 영웅이 되는걸 보여줬다고 생각함

캐릭터적인 측면에서는 1편보다 낫긴한데
여러모로 '닥스에 어울리는 액션'은 아쉬웠고
전체적인 각본도 조금 아쉬웠음
그래도 주요캐릭터가 3명이나 되는 상황인데 잘 마무리한거라고 생각함

남들이 욕한 음표배틀같은건 기발해서 좋았고
샘레이미식 연출도 개취당하긴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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