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트로

평단에서 높은 평은 받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액션 스릴러 영화 2개가 있습니다.

안나와 아토믹 블론드인데요.

두 영화는 프랑스 영화와 미국영화라는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냉전 시대의 배경, 주인공의 직업은 스파이, 훤칠한 키의 주인공, 시원시원한 액션씬,

그리고 제작진들은 이전에 존 윅과 테이큰이라는 액션 영화를 제작했었다는 점인데요.

이 영화들은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2 배경

 

아토믹 블론드

아토믹 블론드는 앤터니 존스턴의 그래픽노블인 가장 추운 도시가 원작인데요.

작가는 배경을 베를린으로 한 이유는 냉전시대에서 볼 수 있었던 독특함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국가가 분단되는 경우는 있었어도 도시가 분단되었던 장소는 없었기에 전쟁보다 소규모 사이즈인 스파이 장르에 어울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작은 도시에 영국, 미국, 소련, 독일 등의 스파이가 몰려드니 누가 적이고 동맹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제작진들은 이런 장소가 주는 의미를 알았기에 당시 독일의 색채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을 했는데요.

냉전시기 베를린 이미지랑 유사한 부다페스트에서 촬영을 하기도 했고 독일 분단을 상징하는 장벽 세트를 짓기도 했습니다.

장벽 세트 경우는 넓은 공간에 벽을 세운 뒤 그래피티 전문가들에게 맡겼습니다.

 

 

안나

안나의 배경도 비슷한 90년대입니다.

 

조금 오래된 이 배경을 프로덕션 디자이너 위그 타산디어가 제작했는데요.

 

디자이너는 90년대 초, 이념의 대립으로 사회가 다소 삭막하며 무거운 이미지를 토대로 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념의 대립을 보여주기 위해 모델들이 모인 장소 같은 자본주의 세계들은 화려하게 표현했습니다.

세트가 아닌 로케이션 촬영도 했는데요.

 

짧지만 아름다운 장면인 파리 에펠탑에서 촬영한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제 에펠탑 앞, 새벽에 찍었습니다.

러시아 촬영은 다소 힘들었는데요. 4개월 전에 촬영허가까지 받았지만 촬영 전 날 허가받지 않았다면서 촬영을 거부했습니다.

고민한 감독은 결국 경찰들 몰래 촬영을 했습니다. 실제로 기차가 들어오는 장면을 기차역에서 계속 찍고 있었는데 경찰이 따라오자 찍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3 캐릭터

 

두 영화 모두 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되기에 캐릭터에 상당히 공을 들였습니다.

인물의 삶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여주는데요. 이 역시 방식의 차이가 있습니다.

 

안나

이 영화는 끊임없이 관객을 속이고 안나의 캐릭터성이 바뀌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이는 각본과 캐릭터가 이것을 주제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안나의 캐릭터를 묘사하는 이것은 바로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입니다.

각본도 이 인형에 대한 이미지를 토대로 제작했으며 끊임없이 관객을 속이는 각본도 이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열어도 다른 모습이 나오는 이 인형은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매번 다른 옷을 입는 안나의 캐릭터성을 대표합니다.

자신의 원하는 안전한 생활이라는 목표를 제외한 사랑, 의상, 가발 등 모든 것을 속입니다.

 

 

아토믹 블론드

아토믹 블론드는 영상 전체적으로 차가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요.

얼음과 파란 톤의 조명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로레인의 성격이 냉정한 성격이고 이번 영화는 로레인의 시점으로 진행되기에 이런 점이 영화 전체적으로 스며들었기 때문입니다.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스파이로 냉정한 성격이기에 구구절절 과거의 삶과 현재 자신의 상태를 말하지 않습니다.

처음 캐릭터를 소개하는 방법도 대사 없이 사진과 소품, 상처들로 소개하는데요.

 

이는 존윅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존 윅의 감독이 아토믹 블론드의 감독이기 때문입니다.

존 윅과 비슷한 냉정한 성격을 가졌기에 이번 작품에서도 어울렸습니다.

과거를 보여주지는 않아도 캐릭터를 이해하기 쉬운 이유는 이 영화 전체가 로레인의 시점으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4 의상

두 영화 전부 시점이 과거이기에 의상도 자료를 참고하여 제작했는데요.

같은 시기였지만 차이는 있었습니다.

 

아토믹 블론드

캐릭터성이 영화 전체적인 색감에도 영향을 주는 아토믹 블론드는 의상 또한 영향을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의상을 디자인한 Cindy Evanscool이라는 단어를 가장 기본적으로 깔고 제작을 했습니다.

80년대 두 명의 인물에게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먼저, 사진 작가 헬무트 뉴튼 (Helmut Newton)의 사진들이었는데요.

 

선적이지만 매혹적인 여성의 사진들이 로레인의 이미지와 맞았고 이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로레인은 백금색의 가발을 쓰는데요.

 

이는 가수 데비 해리(Debbie Harry)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80년대 인물들에게서 영향을 받으니 자연스럽게 80년대 풍으로 의상이 묘사되었는데요.

뻣뻣한 의상, 오버사이즈 특징인 파워드레싱, 코트, 80년대 스타일로 재창조된 신발들로 당시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안나

90년대 이후에는 CIAKGB의 모습을 다큐멘터리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의상 디자이너는 시대자료를 참고하여 의상을 제작했습니다.

스파이의 의상뿐만 아니라 모델의 모습도 보여줘야 했기에 당시 프랑스 모델 잡지도 참고해야했는데요.

이렇게 의상이 많다보니 2시간 영화분량에 48벌의 옷을 입습니다.

옷을 자주 갈아입다보니 영화에 마트료시카가 나온 것도 우연은 아니었습니다.

 

 

 

 

 

#5 액션씬

모든 영화 시퀀스가 그렇겠지만 액션씬에는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갑니다.

10분 남짓한 액션씬을 찍는데 배우는 수개월 연습합니다. 이 연습하는 동작들은 스턴트 배우들이 만들어내는데요.

 

스턴트 배우들이 직접 연습하며 동작들을 수정하고 카메라로 어떻게 찍을지 계산을 합니다.

그래서 액션씬의 경우에는 카메라 감독이 아닌 액션을 연출한 스턴트 배우가 직접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대표적인 장면 하나씩만 알아보겠습니다.

 

-1 아토믹 블론드

아토믹 블론드의 액션은 ‘87Eleven’이라는 액션 스쿨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 액션 스쿨은 스턴트와 액션 연출, 영화 제작을 하는 곳으로 배우가 오면 어떠한 동작까지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데요. 캐릭터의 성격과 배우의 능력을 가지고 액션 동작을 만들어냅니다.

샤를리즈 테론은 이 두 가지 면에서 장점을 보였는데요.

액션스쿨은 테론의 큰 키와 팔 길이에 주목을 했습니다. 그래서 동작이 시원한 액션과

 

긴 팔로 주변에서 도구를 잡은 뒤 적을 제압합니다.

물론 선천적인 재능으로만 한 것이 아닌 테론의 수개월간의 혹독한 훈련으로 액션을 만들었습니다.

 

아토믹 블론드하면 가장 유명한 8분짜리 원 테이크 액션 씬은 실제로는 20개이상의 테이크를 나누어서 찍은 장면인데요.

 

 

이 장면은 피사체가 가까워지는 이 순간 한번 끊습니다.

그리고 프레임이 새로 시작될 때 흐림 효과를 줘서 이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이 장면은 휩팬 기법으로 공간과 다른 공간을 이어줄 때 사용되는데요.

 

카메라를 순간적으로 움직이면 이렇게 화면이 흐려집니다.

이 때 한번 끊고 카메라를 다시 흔들면서 다른 공간으로 넘어갑니다.

이런 방식들로 사용하며 8 분의 액션 씬을 하나의 테이크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배우들은 이곳에서 액션씬을 하면서 많이 구르거나 벽을 향해 던져지는데요.

사실 미술팀과 협력을 해서 모든 벽과 계단을 완충제로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안나

안나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액션씬은 리허설을 4개월 정도 한 후 일주일에 걸쳐서 촬영을 했습니다.

에를 들어 첫 날에는 사샤가 레스토랑에 들어가는 장면을 찍었다면,

 

2일차부터는 목이 잡히고 난 뒤부터 약 5m 정도 이동하는 씬까지 천천히 촬영했습니다. 그만큼 이 레스토랑씬에 엄청 심혈을 기울였는데요.

 

접시를 사용하는 부분에서도 그 노력이 나옵니다.

로레인과 같이 도구를 사용하지만 느낌이 사뭇 다른 접시를 사용한 이유는

안나는 체력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정했고 도구를 반으로 자르거나 날카롭게 해서 상대방을 찔러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게 도와줍니다.

 

임기응변으로 상대에게 당혹감을 주는 로레인과는 다르죠.

샤샤 루스는 접시를 사용하는 것이 자신이 어렸을 때 한 발레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여 쉬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직선적으로 내려치는 동작에 적응하는데 한 달 정도 걸렸다고 합니다.

참고로 안나의 액션은 70년대 작품과 러시아, 이스라엘, 프랑스 무술에 쿵푸를 약간 섞었다고 합니다.

 

 

 

 

 

 

 

#6 아웃트로

테이큰부터 안나까지 온 프랑스 액션물과 존 윅부터 아토믹 블론드까지 온 미국 액션물

비슷한 장르, 비슷한 배경, 비슷한 주인공 등 비슷했지만 자세히 보면 많은 것들이 달랐던 것은

영화의 국적만큼 가려지지 않는 당연히 이유였을지 모릅니다.

 

 

+ Recent posts